대한민국은 경이로운 나라다. 눈부신 압축 성장으로 후진국에서 벗어나 어느새 선진국 문턱을 밟고 있으니 말이다. 절대 빈곤에 허덕이던 시절이 그리 먼 과거가 아니다. 한두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도 한국은 많은 이들이 끼니를 걱정하던 가난한 나라였다. 온 식구가 한 방에서 같이 자고 끼니마다 형제들간 반찬 싸움을 벌였으며 몽당연필도 버리지 않고 볼펜 껍데기에 끼워 쓰던 시절이었다.
그렇게 빠르게 가난의 굴레를 벗고 선진국 문턱을 밟았는데,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. 헐벗은 채 악다구니를 쓰며 살던 그 시절에 비해 행복한가 말이다. 역설적이게도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운 현실이다. 선진국 문턱을 곧 넘을 거라는 대한민국엔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.